- 홍익인간·재세이화의 원리에서 찾는 국정 쇄신과 정치행정 혁신의 새로운 방향
[시사타임즈 = 임기추 박사] 대한민국은 산업화와 민주화를 거쳐 세계적인 경제·사회 발전을 이루었지만, 정치와 행정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국민의 신뢰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특히 고위공직자 인선을 둘러싼 논란은 개별 후보자의 자질이나 도덕성 문제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실과 정부의 인재 발굴, 추천, 검증, 임명 및 사후관리 체계가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2026년 9월에는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잇따라 후보직에서 물러났고, 9월 21일에는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는 강 비서실장의 사의와 관련하여 최근 인사 논란과 국정 지지율 하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도하면서 대통령 보좌에 대한 종합적인 책임 차원의 사의라는 대통령실 설명도 함께 전했다.
한국갤럽이 2026년 9월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가 37%, 부정 평가가 56%로 나타났다. 당시 조사에서 긍정 평가는 취임 후 최저치, 부정 평가는 최고치였으며,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인사’가 16%를 차지했다. 다만 이러한 조사 결과만으로 지지율 변화의 원인을 인사 문제 하나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부동산·경제·민생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상황을 특정 인사의 교체나 정무적 위기의 문제로만 접근하지 않는 것이다. 인사 실패가 반복된다면 개별 후보자의 문제가 아니라 후보자를 선발하고 검증하는 국가의 시스템을 살펴봐야 한다. 인사 검증은 ‘문제가 있는 사람을 찾아내는 과정’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며, 국가의 주요 직위를 맡을 사람이 공공의 책임을 수행할 수 있는 전문성·윤리성·책임성·이해충돌 방지의식을 갖추었는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시론은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의 원리를 현대 정치와 행정의 공공가치로 재해석하고자 한다. 홍익인간을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추상적 구호에 머물게 하지 않고 고른 비례배분, 행복기여, 차별배제라는 세 가지 실천기준으로 구체화하며, 재세이화를 이러한 가치가 법령·제도·행정절차 속에서 지속적으로 작동하도록 하는 제도적 원리로 접근하고자 한다.
1. 인사 검증의 난맥과 국정 신뢰의 문제
고위공직자 인사는 국가의 정책 방향과 행정의 실행력을 결정하는 핵심적인 국정 과정이다. 장관과 대통령실 고위 참모는 단순한 조직 구성원이 아니라 국민을 대상으로 국가권력을 행사하는 공적 책임자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들의 인선에서는 개인적인 능력이나 정치적 신뢰관계뿐 아니라 공공성, 전문성, 도덕성, 법적 책임성, 이해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최근의 잇따른 후보자 사퇴는 이러한 인사 검증 체계가 국민에게 충분한 신뢰를 주고 있는지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후보자가 지명된 뒤 각종 의혹이 공개되고, 인사청문 과정에서 논란이 확대된 다음 후보자가 사퇴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검증의 실질적인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기 어렵다.
인사 검증의 핵심은 문제가 발생한 이후 이를 해명하는 데 있지 않다. 후보자 추천 이전부터 체계적으로 정보를 확인하고, 공식 지명 전에 공직 수행의 적격성을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치적으로 가까운 인사라고 해서 검증 기준이 완화되거나, 반대로 정치적으로 다른 입장이라는 이유만으로 불리한 평가가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
따라서 인사혁신의 출발점은 ‘누구를 임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넘어 ‘어떤 기준과 절차를 거쳐 임명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동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 발굴, 후보자 추천, 사전 검증, 정무적 판단, 최종 임명이라는 각각의 단계에서 책임과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다. 추천 단계에서는 직무 전문성과 적합성을 검토하고, 검증 단계에서는 도덕성·법률·이해충돌 문제를 확인하며, 최종 판단에서는 국정철학과 정책방향에 대한 적합성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구조가 정착되면 인사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특정 인물을 문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어느 단계에서 검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결국 국정 신뢰는 인사 결과뿐 아니라 인사가 이루어지는 과정의 공정성과 설명가능성에서 비롯된다.
2. 홍익인간·재세이화의 현대적 정치철학과 적용원리
홍익인간은 한국의 전통적 정치·사회사상을 설명하는 중요한 개념으로 오랫동안 연구되어 왔다. 현대적으로 이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상적인 민족적 가치나 역사적 표어로만 이해하기보다 국가가 공적 권한을 어떠한 목적과 기준으로 행사해야 하는가라는 정치행정의 문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홍익인간을 현대 정치의 언어로 표현하면 국가의 권력과 자원, 정책의 혜택이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이익에 편중되지 않고 공동체 구성원 전체의 공익을 증진하도록 운영되어야 한다는 원칙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때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것은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결과를 보장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사회적 조건과 필요, 부담과 기여의 차이를 고려하면서도 공적 자원과 기회가 사적 관계에 의해 부당하게 독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임기추는 홍익인간 사상의 현대적 실현 및 적용가능성을 검토하면서 홍익인간의 현대적 실천을 다양한 사회관계와 정책영역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특히 성통·공완과 재세이화의 실천을 전제로 홍익인간의 현대적 실현방향을 모색하고 정치·경제·사회 등 여러 영역에서 적용 가능성을 검토하였다.
이러한 논의를 정치행정에 적용하면 홍익인간은 세 가지 실천적 기준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첫째, 고른 비례배분이다. 이는 공공자원과 공직기회가 특정 집단에 편중되지 않고 각각의 필요와 역할, 기여 등을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배분되어야 한다는 원리이다.
둘째, 행복기여이다. 국가정책의 성과를 행정기관의 내부적 실적에만 한정하지 않고 국민의 삶과 행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함께 평가하는 원리이다.
셋째, 차별배제이다. 학연·지연·혈연·친소관계 또는 특정 사회적 배경 때문에 공직이나 정책결정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와 배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원리이다.
재세이화는 이러한 원리를 실제 제도와 행정에 구현하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즉 좋은 정치인의 도덕성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법령, 제도, 절차, 조직문화가 공공성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홍익인간이 국정운영의 가치적 목표라면 재세이화는 그 가치를 실제 정치행정의 시스템으로 구현하는 제도적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3. 고른 비례배분을 통한 인사와 공공자원의 공정성 확보
인사 문제를 홍익인간의 관점에서 접근할 때 가장 먼저 검토해야 할 것은 공적 기회의 배분이다. 국가의 주요 직위와 정책결정의 기회가 특정 정치적 네트워크나 사회적 관계에 집중되면 다양한 인재가 국가운영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게 된다.
여기서 고른 비례배분은 모든 집단에 동일한 숫자의 공직을 배분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능력과 직무 적합성을 기본으로 하되 인재 발굴의 출발점부터 특정 네트워크에 지나치게 의존하지 않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인재 발굴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 학계·법조계·산업계·과학기술계·현장 전문가·지역사회·청년층 등 다양한 영역에서 후보자를 발굴하고, 대통령실이나 정부가 이미 알고 있는 인맥 중심의 추천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또한 후보자의 평가기준을 사전에 명확히 하고 가능한 범위에서 이를 공개할 필요가 있다. 전문성, 직무경험, 조직관리능력, 공공성, 윤리성, 이해충돌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모든 후보자에게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고른 비례배분의 원리는 정책자원의 배분에도 적용될 수 있다. 정부의 예산과 정책지원이 특정 산업이나 지역에 집중될 경우 그 필요성과 정책적 근거가 충분히 설명되어야 한다. 특정 집단에 더 많은 지원이 이루어지는 경우에도 단순한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니라 사회적 필요와 공공적 효과를 근거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홍익인간에 기초한 인사정책은 ‘누구와 가까운가’보다 ‘어떤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가’를 중심에 놓아야 한다. 이러한 원칙이 정착되면 대통령에게 필요한 인재는 개인적으로 충성하는 ‘내 사람’이 아니라 국가의 공익을 위해 전문성과 책임성을 발휘할 수 있는 ‘공공의 사람’이라는 인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
4. 행복기여를 중심으로 한 국정성과와 공직자 책임
국정운영의 궁극적인 성과를 정부 내부의 실적만으로 판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얼마나 많은 정책을 발표했는지, 예산을 얼마나 집행했는지, 조직을 얼마나 확대했는지는 행정과정의 성과일 수 있지만 국민의 삶이 실제로 개선되었는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홍익인간의 현대적 적용에서는 정책의 최종적인 수혜자인 국민의 삶을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 이를 본 시론에서는 ‘행복기여’의 관점으로 정리한다.
행복기여는 단순히 국민의 주관적 만족도를 높이는 정책을 의미하지 않는다. 국민이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경제적·사회적 불안을 완화하며, 정책의 편익과 부담이 사회 구성원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돌아가는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개념이다.
이를 고위공직자 인사에 적용하면 후보자에게 요구되는 전문성과 함께 공직 수행의 책임의식이 중요해진다.
장관은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지식을 갖추어야 하지만 그 전문지식을 특정 집단의 이해관계를 위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공익을 위해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정책적 판단에 따른 이해관계의 충돌을 인식하고 필요한 경우 이를 공개하며, 국민에게 정책의 목적과 결과를 설명할 책임도 져야 한다.
정책평가 역시 같은 방향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 경제정책에서는 성장률뿐 아니라 가계의 부담과 일자리 안정성, 주거정책에서는 공급량뿐 아니라 주거비 부담과 접근성, 교육정책에서는 제도의 확대뿐 아니라 교육기회의 실질적 공정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행복기여는 국정성과를 국민의 생활과 연결하는 하나의 평가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공직자에 대한 사후평가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임명 당시의 검증만으로 공직자의 책임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재임기간 동안 정책성과와 윤리적 책임, 조직관리, 국민에 대한 설명책임 등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한다.
결국 좋은 인사는 좋은 사람을 찾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그 사람이 공직을 수행하면서 국민의 삶에 어떠한 기여를 했는지를 확인하는 단계까지 이어져야 한다.
5. 차별배제와 투명한 검증체계의 구축
인사제도에서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는 대표적인 요인은 공적 기준보다 사적인 관계가 우선하는 경우이다. 학연·지연·혈연·친소관계가 존재하는 것 자체를 문제로 볼 수는 없지만, 이러한 관계가 공직 임명 과정에서 부당한 특혜나 배제로 이어진다면 국가 인사제도의 공공성이 약화된다.
따라서 차별배제의 원칙은 모든 사람을 획일적으로 동일하게 대우한다는 뜻이 아니라, 공직 수행능력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적 배경이 공적 평가를 부당하게 좌우하지 않도록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사추천과 검증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 후보자와 추천자 또는 검증 담당자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경우 이를 사전에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검증 과정에서 적절한 분리절차를 적용해야 한다.
또한 인사검증의 기준과 절차를 가능한 범위에서 제도화해야 한다. 후보자마다 검증 기준이 달라지면 인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증의 내용 역시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단순한 과거의 실수와 고의적인 은폐행위, 개인적 생활과 공직 수행상의 이해충돌, 정치적 견해의 차이와 법률 위반 여부를 동일한 기준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구분은 후보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검증제도의 객관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검증이 정치적 공격의 수단으로 인식되면 능력 있는 인재가 공직 참여를 회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별배제의 원칙은 ‘검증을 약화시키는 원칙’이 아니라 오히려 ‘동일한 기준을 모든 사람에게 적용하는 원칙’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시스템에서는 정치적 친소관계와 공직 적격성을 구분할 수 있다. 대통령이나 정당과 정치적 신뢰관계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적 검증을 생략할 수 없으며, 반대로 정치적 입장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공직 수행능력을 부정해서도 안 된다. 이것이 차별배제가 정치행정에서 갖는 핵심적인 의미이다.
6. 재세이화에 기초한 국정운영 시스템의 재설계
홍익인간의 가치가 실제 국정운영에서 작동하려면 이를 제도적으로 구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재세이화는 개인의 도덕적 수양만이 아니라 법령과 제도, 행정절차, 조직문화가 공공의 원리에 따라 작동하도록 하는 실천적 원리로 확장하여 이해할 수 있다.
국가가 특정한 개인의 선의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구조는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보장하기 어렵다. 대통령이 원칙적인 인물이라고 해서 모든 인사와 행정과정이 자동적으로 공정해지는 것은 아니며, 반대로 개인의 성향이 바뀌더라도 기본적인 공공성을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따라서 재세이화의 현대적 실천은 ‘좋은 사람을 뽑는 것’과 함께 ‘좋은 시스템을 만드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첫째,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을 표준화할 필요가 있다. 둘째, 추천·검증·임명 과정의 책임주체를 명확히 해야 한다. 셋째, 후보자의 이해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넷째, 인사검증 과정에서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임명 이후 공직수행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사후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단순히 담당자를 교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어느 단계에서 시스템적 오류가 발생했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후보자 추천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인재 발굴체계를 점검하고, 검증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정보수집과 검증기준을 점검하며, 최종 판단단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면 책임 있는 의사결정 구조와 보고체계를 검토해야 한다. 이러한 시스템적 접근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지속될 수 있는 정치행정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아가 국민에게 설명하는 행정을 강화해야 한다. 모든 정책에 국민이 동의할 수는 없지만 정부가 어떤 기준으로 정책을 결정했는지, 누가 비용을 부담하고 누가 혜택을 받는지,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재세이화는 바로 이러한 설명가능성과 책임성의 제도화를 통해 현대적으로 구현될 수 있다.
7. 결론 — 사람의 교체를 넘어 국정운영의 원칙을 바꾸어야 한다
최근의 인사 논란과 국정 지지율 하락은 특정 후보자나 특정 참모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보다 국가의 인사와 의사결정 시스템을 점검하는 계기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용혜인 후보자와 김승원 후보자의 잇따른 사퇴,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의 사의 표명은 인사검증과 대통령실 운영에 대한 정치적 책임 논의를 확대시켰다. 또한 한국갤럽의 2026년 9월 조사에서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 평가 37%, 부정 평가 56%가 나타났고, 부정 평가 이유 가운데 인사가 16%를 차지한 것은 당시 국민 여론에서 인사 문제가 중요한 평가 요소 가운데 하나였음을 보여준다. 한국갤럽 관련 연합뉴스 보도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 대한 해법을 단순한 인적 쇄신으로 한정해서는 안 된다. 사람을 교체하는 것과 시스템을 개선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인물이 기존의 인사방식과 의사결정구조 안에서 업무를 수행한다면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국정 쇄신의 핵심은 인사 기준과 절차, 책임구조, 정책평가 방식, 국민에 대한 설명체계를 함께 개선하는 데 두어야 한다.
본 시론은 이러한 제도적 개선의 가치기준으로 홍익인간과 재세이화를 제시하였다.
홍익인간의 현대적 적용은 첫째, 고른 비례배분을 통해 공직기회와 정책자원이 특정 집단에 부당하게 편중되지 않도록 하고, 둘째, 행복기여를 통해 국가정책의 성과를 국민의 실제 삶과 연결하며, 셋째, 차별배제를 통해 학연·지연·혈연·친소관계 등 사적인 요소가 공적 판단을 부당하게 좌우하지 않도록 하는 방향으로 구체화할 수 있다.
재세이화는 이러한 세 가지 원칙을 법령과 제도, 행정절차 속에 정착시키는 실천적 기반이 될 수 있다. 즉 홍익인간이 ‘무엇을 지향할 것인가’에 대한 가치라면 재세이화는 ‘그 가치를 어떻게 제도화할 것인가’에 대한 방법론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향후 국정 쇄신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첫째, 고위공직자 인사검증 기준을 표준화하고 동일한 기준을 모든 후보자에게 적용해야 한다.
둘째, 인재 발굴의 범위를 확대하여 특정 정치적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인사구조를 완화해야 한다.
셋째, 추천·검증·임명의 책임구조를 명확하게 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책임소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넷째, 이해충돌과 사적 관계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여 공적 의사결정의 독립성을 확보해야 한다.
다섯째, 정책성과를 정부 내부의 실적만으로 평가하지 않고 국민의 삶에 미친 효과를 함께 평가해야 한다.
여섯째, 인사와 정책결정 과정에서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는 투명성과 설명책임을 강화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정치혁신은 ‘누구를 교체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 더욱 중요한 질문은 ‘어떤 원칙으로 국가를 운영할 것인가’이다.
정권은 바뀌고 대통령도 바뀌며 장관과 참모도 교체된다. 그러나 국가의 제도와 행정체계는 특정한 정치인의 임기보다 오래 지속되어야 한다. 따라서 홍익인간의 현대적 정치철학을 실현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세력의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공공성이 작동하는 국가운영체계를 만드는 데 의미를 두어야 한다.
‘모두를 이롭게 한다’는 원칙 역시 모든 국민에게 동일한 결과를 제공한다는 의미로 이해하기보다 공적 권한과 자원이 특정 집단의 사적 이익을 위해 독점되지 않고, 각자의 정당한 기회와 몫이 보장되며, 정책의 궁극적 목적이 국민의 삶을 개선하는 데 있도록 하는 원칙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오늘의 국정 쇄신은 인사의 교체에서 시작하되 인사제도의 혁신으로 이어져야 하며, 정치적 책임에서 출발하되 제도적 책임체계의 확립으로 발전해야 한다.
홍익인간의 고른 비례배분·행복기여·차별배제와 재세이화의 제도화 원리를 결합한다면, 인사 검증과 국정운영을 둘러싼 반복적인 갈등을 단순히 정치적 공방으로 소비하지 않고 국가운영의 구조적 개선으로 전환할 수 있는 하나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결국 국민이 요구하는 국정 쇄신의 핵심은 새로운 사람의 등장만이 아니라 국가가 어떤 기준으로 사람을 선택하고, 어떤 절차로 권력을 행사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책임지고 개선하는가에 있다.
홍익인간을 오늘의 정치에 적용한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리고 재세이화는 그 답을 개인의 선의가 아니라 제도와 행정의 일상적인 작동원리로 정착시키는 과정이어야 한다.
그때 홍익인간은 과거의 정치적 이념을 넘어 현재의 민주주의와 행정체계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공공가치로 기능할 수 있으며, 국정 쇄신 역시 일회적인 인적 개편을 넘어 지속 가능한 정치행정 혁신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임기추. 2022. 「홍익인간 사상의 현대적 실현 및 적용가능성 모색」, 『인문사회과학연구』 30(2), 세명대학교 인문사회과학연구소, 324-351.
한국갤럽조사연구소. 2026. 9월 15~1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대상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조사.
연합뉴스. 2026. 9. 18.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 및 한국갤럽 조사 관련 보도.
연합뉴스. 2026. 9. 21.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사의 관련 보도.
글 : 임기추 박사(대한민국 역사광복의 국통사, 환국배달조선 역사광복론, 홍익인간의 환국배달조선 역사, 홍익인간대통령론, 현대홍익인간정치론, 홍익인간사상학, 홍익7효 실천강령, 홍익효도학 등의 저자. 홍익경영전략원 원장, 역사광복연대 대표, 대한역사광복군 시민행동공동대표, 중도유적복원단체연대 공동대표, 한국효도회 역사광복총재, 국사찾기협의회 사무처장, 한민족사중앙연구회 지회장, 한국홍익효학회 공동회장, 경영학박사)
※ 이 기사는 시사타임즈의 공식입장이 아닌, 필자의 견해임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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